오산일보

제비는 강남가고 겨울철새 날아드는 계절

이서인 기자 | 기사입력 2024/10/11 [10:25]

제비는 강남가고 겨울철새 날아드는 계절

이서인 기자 | 입력 : 2024/10/1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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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한준 <필자 : 조선일보 정년,시인, 前대한언론인회 부회장>

24절기 가운데 가을의 절기로는 한로(寒露)와 상강(霜降)이 있다. 한로는 ‘차가운 이슬이 맺힌다’는 뜻이고, 상강은 ‘서리가 내린다’는 의미이다. 올해 한로는 10월 8일, 상강은 10월 23일이다. 한로는 2011년까지는 윤년 전해마다 10월 9일, 한글날에 한로가 들었는데, 2048년부터는 윤년 해마다 10월 7일 한로가 찾아오게 된다.

 

한로에는 제비를 포함한 여름 철새들이 따뜻한 강남으로 날아가고, 겨울 철새들이 한반도를 찾아온다. 이 날 높은 산에 올라가 머리에 수유를 꽂으면 잡귀를 쫓을 수 있다는 풍속이 전한다. 옛날에는 한로 이후 보름을 초후, 중후, 말후로 5일씩 나눠서 초후에는 승냥이가 짐승을 잡으러 다니고, 중후에는 풀과 나무가 누렇게 떨어지는 낙엽의 시기이며, 말후엔 ‘기러기가 날아오고, 참새가 적어지며, 국화가 노랗게 피는 때’ 라고 표현했다.

 

한로 때는 가을 단풍이 짙어지고, 오곡백과를 추수하며 국화의 제철이라 국화전, 국화주(酒)를 즐겼고, 추어탕이 계절 음식으로 인기를 끌었다. 또 다른 제철 음식으로는 고구마, 대추, 새우, 게장, 홍합, 호박 등이 있다. 한로를 기점으로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지며, 비가 온 다음날은 기온이 내려간다. 농촌의 속담으로는 ‘한로~상강에 겉보리 간다(파종한다)’는 말이 있다. 한로~상강 시절이 보리를 이모작 하기 좋은 철이라는 의미이다.

 

제비는 삼짇날(음력 3월 3일)에 강남에서 왔다가 중양절(음력 9월 9일) 강남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삼짇날이나 중양절은 모두 홀수 날이다. 이는 홀수를 양(陽)의 수라 하여 3이나, 9가 두 번 겹치는 날을 특별한 날로 여겼다. 상강 때는 쾌청한 날씨가 계속되며, 밤에는 기온이 매우 낮아 수증기가 지표에서 엉겨 서리가 내리며,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지기 시작한다. 옛날 사람들은 상강이 지난 다음 입동이 되기 5일 전에 벌레들이 겨울잠을 자러 땅속으로 들어간다고 하였다. 동면(冬眠)으로 월동준비를 하는 시기이다.

 

계절적으로 추위가 시작되는 때이다. 서리가 내린다는 말처럼 기온이 내려가는 때라 가을 추수의 마지막 즈음으로 여겨 추수를 끝내자고 독려하는 「농가월령가」 노래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농사기술의 개량으로 이러한 행사들이 모두 한 절기 정도 빨라지고 있다.

 

음력을 기준으로 한 「농가월령가」 9월령은 이렇게 읊었다.

 

“9월이라 늦가을 되니 한로 상강절기로다.

 

제비는 돌아가고 떼 기러기 언제 왔는가.

 

푸른 하늘에 우는 소리 찬 이슬 재촉한다.

 

온 산에 단풍은 붉은 물감으로 물들이고,

 

울타리 밑 노란 국화는 가을 빛깔을 자랑한다.

 

9월 9일은 좋은 날이라 꽃부침개로 제사 올리세.…<하략>…

 

“이번 여름은 ‘폭염폭우’의 ‘극한 4폭(暴)’으로 흘러갔는데, 올겨울은 ‘3한(寒) 4미(微)’ 곧 3일간은 한파, 4일은 미세먼지가 쏟아지겠다.”고 한다. 계속되는 기후이상 속에 가을은 짧아지고, 긴 겨울은 평년보다 추운 날씨가 예상된다고 하니 우울해진다. 지난 7~8월의 집중폭우와 극한폭염, 9월 추석까지 이어진 열대야 현상 등으로 무척 어려운 나날을 보냈다. 극한적인 기상이변 현상은 슈퍼 엘니뇨 탓이라지만, 자연재난임을 간과할 수는 없다. 더구나 기상학적으로 볼 때 겨울 추위는 간단히 넘어갈 일이 아닌 것 같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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