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일보

계절은 가을인데, 계속되는 폭염 열대야 현상

오경희기자 | 기사입력 2024/08/09 [15:03]

계절은 가을인데, 계속되는 폭염 열대야 현상

오경희기자 | 입력 : 2024/08/0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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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한준 <조선일보 정년/ 前 대한언론인회 부회장/시인>

절기(節氣)의 변화는 참으로 오묘하다. 절기는 우주 시간의 사이클이고, 자연의 섭리이다. 계절의 순환은 정직하게 다가온다. 몇 년 만의 혹서라는 이번 여름 무더위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져 가는 것을 보면서 자연의 위대한 섭리를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엄연한 현상이건만 사람들은 무더위나 추위에도 호들갑을 떨 만큼 감성이 예민하다.

 

입추(7일)~말복(14일)~처서(22일)로 이어지는 8월, 예로부터 농부들은 무르익어가는 곡식을 뿌듯한 마음으로 바라보며 농기구를 씻고 닦아 수확의 계절을 대비하곤 했다. 또 여름 장마에 젖은 옷이나 책을 말리는 일도 이 무렵이다.

 

여름의 끝자락을 넘어 가을로 들어서는 계절, 올여름은 기상이변과 슈퍼 엘니뇨현상이 겹치면서 유난스럽게도 집중호우와 극한폭염이 교차되면서 모두가 엄청난 시련을 겪었다. 한낮의 찜통 폭염에다가 밤에도 잠 못 드는 열대야가 지속됐다.

 

전국이 ‘찜통’ 상황으로 40도까지 수은주가 치솟고 열대야가 보름 이상 이어지고, 폭염경보에 휩싸이면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정부는 폭염대책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마련과 국민보호에 총력을 기울였다. 보건복지부는 취약노인 53만명을 대상으로 1일 안전 확인을, 고용노동부는 전국 6만 4000개의 온열질환 취약사업장 관리를, 농림부는 폭염 가축피해 최소화를, 산업부는 전력수급 실시간 비상대응체계를, 환경부는 녹조·적조 비상상황 발생에 신속대응을, 국토교통부는 도로·철도의 안전사고 예방점검과 건설현장의 근로자 작업보호대책에 나섰다. 한마디로 전국이 안전관리 비상체제로 돌입한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입추가 지나서도 비가 닷새 이상 계속되면 조정이나 각 고을에서는 비를 멎게 해달라는 기청제를 올렸다고 전한다. 이 때는 곡식이 여무는 시기이므로 날씨를 보고 점쳤다. 입추에 하늘이 청명하면 만곡(萬穀)이 풍년이라고 여기고, 이날 비가 조금 내리면 길하지만, 많이 내리면 벼가 상한다고 여기고, 천둥번개가 치면 벼의 수확량이 적다고 여겼다.

 

조선왕조의 르네상스를 이룩한 조선 제22대왕 정조는 8도(八道)와 양도(兩都)에 하유(下諭)하기를 “믿고 바라는 것은 오직 올해의 가을걷이에 달려 있으니, 농사를 권장하는 일을 조금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은 또한 명백하다. 백성은 농사를 생업으로 삼으니 권장하기를 기다리지 않아야 하겠으나, 농가에서 때를 놓치지 않고 가을걷이가 있기를 바라노니, 각각 힘쓰라. 대개 내가 백성을 사랑하는 정성이 내 몸을 노고하는 것보다 크기 때문이다. 유념해야 한다.”라 하였다.

 

앞으로 가을장마와 태풍이 다가올 것이라고 한다. 계절이 바뀌면서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쇠퇴하고, 대륙에서 한랭한 고기압이 확장함에 따라 북상했던 한대전선대가 남하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8월 중순~하순에 걸쳐 중국대륙으로 올라갔던 장마전선이 시베리아에서 발생한 이동성 고기압과 부딪쳐 한반도를 지나면서 궂은 날씨를 보이면서 가을장마가 이어진다. 때에 따라 집중호우도 예상된다고 한다. 열대성 저기압인 태풍이 올라오면 결실기에 접어든 농작물에 피해가 불가피하다. 집중호우에 극한폭염이 끝나면서 태풍을 동반한 가을장마가 다가오면 침수피해 및 산사태 수재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사전 점검과 대책이 필요하다.

 

우주의 시간이 여름에서 가을로 바뀌는 때, 단순히 계절의 변환을 넘어서서 그 변화를 바라보고,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를 다짐하는 시간이다. 늦여름 끝자락에서 초가을의 감흥이 서서히 다가오는 계절, 우리 모두 초가을의 정취를 느끼면서 재충전의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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