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일보

‘네모· 동그라미’ 가로수 ‘테마 전정’ 인기

이서인 기자 | 기사입력 2024/07/04 [12:29]

‘네모· 동그라미’ 가로수 ‘테마 전정’ 인기

이서인 기자 | 입력 : 2024/07/04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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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한준 <조선일보 정년, 시인,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포함하여 전국의 주요 도시마다 가로수를 지역 특성에 따라 선정하고 여러 가지 모양으로 가꾸고 있어 화제다. 서울은 플라타너스와 은행나무, 대구‧ 수원‧ 오산시는 은행나무, 용인은 전나무, 영동은 감나무, 보은은 대추나무, 단양은 복자기나무를 가로수로 가꾸는데, ‘동그라미’, ‘네모· 세모’, ‘버섯’ 모양 등 다양한 형태로 다듬고 가꾼다.

 

서울은 2018년부터 반포대로· 서초대로· 방배로· 강남대로 등 주요 도로의 플라타너스 가로수를 ‘네모꼴’로 만들었고, 테마 전정을 초기에 도입한 지자체로 꼽히는 수원시는 2005년부터 정조로의 양버즘나무 가로수를 ‘직사각형’, 창룡대로의 은행나무 가로수를 ‘동그라미 원형’으로 다듬어왔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가로수가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준다”면서 ‘깍두기’ ‘아이스크림’ ‘솜사탕 나무’ 등의 애칭으로 부르며 반기고 있다.

 

이처럼 가로수를 일정한 모양으로 아름답게 다듬는 일을 ‘테마 전정(剪定)’이라고 일컫는데, 과도한 가로수 가지치기가 논란이 되면서 ‘테마 전정’이 주목받게 된 것이다. 테마 전정은 불규칙하고 무성하게 자란 가로수를 나무의 특성을 살리면서 아름답게 전지(剪枝)하는 조경방식으로, ‘특화전지’ ‘조형전지’라고도 부른다.

 

현대 도시는 주택, 건물이 시멘트로 포장되고 도로마다 아스팔트로 뒤덮여 있다. 이 거대한 도시들이 의미있는 가로수로 도시의 특성을 살려간다. 가로수로는 전형적인 플라타너스에서 지역 특색에 따라 은행나무, 감나무, 전나무, 대추나무 등으로 바뀌고 그 모양도 아름답게 변해가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도시의 가로수는 도심 열섬현상 완화, 오염물질 정화, 도시미관 향상 등의 역할이 커지면서 그 필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손질하지 않으면 가로수의 가지가 불 품 없이 뻗어가고 이상하게 자라면서 신호등· 교통표지판‧ 간판 등을 가리고 운전자 시야를 가리는 경우가 많고, 시민보행에 방해를 주기도 한다. 집중폭우나 거센 바람이 불면 뿌리째 뽑히거나 가지가 부러지면서 도시 시설물을 파괴하고 전선을 건드리는 사고로 이어진다.

 

가로수 나무를 아름답게 가꾼다면서 가지치기를 하는데, 문제는 무분별하게 가지치기가 이뤄진다는 점이다. 과도한 가지치기는 가로수 수목 형태를 파괴할 뿐 아니라, 나뭇가지나 잎의 성장을 늦춰 광합성을 저해하고 양분축적을 막아 말라죽는 고사(枯死)현상이 발생한다. 과도한 가지치기로 수목세균에 감염돼 부패가 일어나고, 나무 전체로 번져 고사하게 된다.

 

국제수목관리학회 <수목관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가지치기는 나무 전체의 25% 이내에서 하도록 명기했다. 25% 이상을 자르면 에너지 생산능력이 떨어지고 수명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이 내놓은 <도시 내 녹지관리 개선방안>에도 가지치기할 때 잎을 75%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지난해 12월 <도시숲법>을 개정, 지자체장은 가로수 제거· 가지치기 등의 계획을 매년 수립하고, 가지치기를 할 경우 전문가 의견을 들어야 하며,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가로수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했다.

 

나뭇가지를 몽땅 잘라내고 원줄기만 막대기처럼 남기던 가지치기에서 벗어나 동그라미· 네모· 세모‧ 버섯 등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어 이국풍을 느끼게 하면서 사진촬영 명소로 이미지를 바꿔놓고 있다. 도시의 가로수가 제멋대로 자란다면 도시미관은 물론 도시환경을 저해하고 각종 해충이 몰려들어 시민건강에도 나쁜 영행을 준다. 차별화된 형태로 다듬는 ‘테마 전정’의 가로수 가꾸기는 아름다운 도시공간을 조성하는 일로 더욱 확산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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