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일보

윤. 한 갈등 무엇이 문제인가?

오경희기자 | 기사입력 2024/08/30 [13:50]

윤. 한 갈등 무엇이 문제인가?

오경희기자 | 입력 : 2024/08/30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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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석영 회장 현)대한언론인회 회장 한국문학신문 대표

30일로 예정됐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의 만찬이 무슨 연유에선지 돌연 추석 이후로 연기됐다. 9월 정기 국회를 앞두고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29일부터 1박 2일로 열리는 ‘2024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에는 예년과 달리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치 않았다. 이 두 가지 현상을 두고 윤. 한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는 분석이다.

 

그런 추측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우선 당. 정 화합을 위해 먼저 만나자던 대통령 실이 갑자기 입장을 바꾼 데다 지금까지 있었던 세 차례의 의원 연찬회에 반드시 참석했던 대통령이 한 대표의 의. 정 갈등 해법 제시가 있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추측은 29일 열린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확실히 입증됐다. 물론 윤 대통령은 “당. 정 갈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 실과 당은 서로 만나기도 하고, 전화도 하며, 때로는 당에서 대통령을 직접 찾아와 대화를 한다.”고도 말했다. 그런데 대통령은 당. 정 갈등이 전혀 없다면서 ‘한동훈 대표’라는 말은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니 당. 정 갈등이 전혀 없다는 말은 신뢰가 가질 않는다.

 

만찬 일정을 바꾼데 대해서는 대통령 실은 추석을 앞두고 식사보다는 ‘민생 대책을 고민하는 모습이 우선’이라는 이유를 댔다. 그렇지만 한 대표의 의대 정원 증원 유예 등 발언을 둘러싼 불협화음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왜냐하면 한 대표의 안을 놓고 대통령 실과 한 대표 측이 충돌하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대통령 실은 지난 28일 한 대표의 중재안은 “대안이라기보다는 의사 수 증원을 하지말자는 얘기 같다”고 했고, 윤 대통령은 29일 기자 회견에서 “기존 입장을 고수한다.”고 했다. 한 대표의 중재안은 2025년 증원 1500명은 그대로 시행하되 2026학년도는 기존 학생 3000명에 증원된 신입생 4500명을 더해 7500명을 한 학년에서 교육하는 게 무리니 증원을 1년 유예하자는 것이다.

 

대통령 실은 즉각“ 증원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 한 대표가 다른 건 몰라도 정책에선 한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발끈했다는 보도다. 대통령 실의 “증원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은 29일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단호한 입장’으로 재확인 됐다. 하지만 국민들은 경증환자까지 몰리는 추석 연휴에 ‘의료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데도 해법 없이 갈등만 보이는데 대해 짜증만 더해 간다고 말한다.

 

이날 연찬회 개회식에서 한동훈 대표는 ‘민심’을 거듭 강조하며 현재 의료 대란 사태가 심각하다고 진단하며 별도의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한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민심에 귀를 기울이고 그때그때 반응하고 그 민심을 정부에 권하자. 하나 된 정책으로 국민께 평가받자”고도 말했다. 정부의 추진 방향과 분명히 다른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의. 갈등이 반년을 넘기면서 응급의료 현장은 그야말로 붕괴 직전이다. 경기남부권역응급센터인 아주대 병원의 경우 21명이던 응급실 전문의가 12명으로 반 토막 났고, 건국대 충주병원은 지난 주 응급의학과 전문의 7명 전원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한다.충북대 병원은 지난 14일 전문의 2명이 병가를 내면서 응급실 운영이 일시 중단됐다. 그러는 사이 70대 뇌경색 환자는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여하튼 대통령 실이 만찬 일정을 미룬 것이나, 올해 의원 연찬회에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것은 너무 옹졸한 처사가 아닌가 한다. 한 대표의 의견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내색을 하지 말고 만찬행사도 하고 대통령이 연찬회에 참석해 대통령 실의 확고부동한 의사 증원 정책에도 전혀 변함이 없음을 넌지시 전파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았을까 한다. 그게 바로 정치 아닌가.

 

한 대표가 자신의 대안을 내놓는 과정에서 조금 서툰 방법을 쓴 측면은 있다. 그렇다 해도 ‘정치’를 한지 일천해서 그랬다고 이해해 주면 안 될까? 한 대표는 지난 25일 고위 당정협의회가 끝난 직후 한덕수 총리에게 증원 유예 카드를 내밀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틀 뒤 페이스 북에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적고, “더 좋은 대안이 있으면 내 놓으라”는 투로 응수했다. 정치인으로서 미숙하기 짝이 없는 처사다.

 

한 대표의 미숙한 행동은 ‘소통 보다는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려는 모습으로 비쳐졌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보고를 들은 대통령 실이 “이런 식이면 내밀한 대화는 어렵다”고 한 것은 당연하다. “사전에 한 대표와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 는 추경호 원내대표의 말대로라면 당내 논의 과정도 소홀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 대표가 엇박자를 자초한 연유는 그것대로 따지되 중재안은 중재안대로 당. 정이 머리를 맞대는 게 급선무가 아닌가 한다. 대통령 실은 한 대표의 접근법을 못마땅하게만 여기지 말고 당에서 민심을 있는 대로 전달하면서 대안을 내놓은 것으로 인정해 주는 게 오히려 낫다고 본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는 기자회견 장에서 “의료개혁은 차질 없이 추진되고 있다”는 대통령의 설명을 듣고 나서 깨졌다.

 

‘응급실 뺑뺑이’를 도는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다가오는 추석 때는 더욱 심할 텐데 국민들이 얼마나 참고 견딜지 알 수 없다. 아무리 국가정책이라 해도 국민이 불편하다면 보다 대승적 논의를 통해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당. 정 간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최대공약수를 찾아봐야할 것이다. 그게 현명한 지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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