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일보

이런 국회 왜 필요 한가

오경희기자 | 기사입력 2024/07/31 [11:03]

이런 국회 왜 필요 한가

오경희기자 | 입력 : 2024/07/3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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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석영 회장 현)대한언론인회 회장 한국문학신문 대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엊그제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필리버스터 즉, 반대토론을 다수당의 힘으로 종결시키고 방송문화진흥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25일부터 민주당은 방송통신위원회법, 방송문화진흥회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등 이른바 ‘방송 4법’을 상정하고,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벌이고 있으나 결국은 민주당이 강행처리 수순을 밟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법은 방통위 무력화 가능성 때문에 정부가 반대하고 ‘방송 3법’은 공영방송의 언론노조 지배 및 야권 성향 영속화 우려로 지난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거부권에 부딪혀 폐기될 뻔 한 이들 법안을 22대 국회에 들어와서 다시 상정해 거대 의석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자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바보들의 행진을 멈춰야 한다”며 법안 강행처리와 필리버스터를 함께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의장석 사회를 거부했다. 여북했으면 주 부의장이 그런 요구를 했겠는가. 양식 있는 국회의원이라면 주 부의장의 말을 한 번쯤 생각해봐야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민주당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8월 1일에 열리는 본회의에서 이재명 전 대표의 공약인 ‘전 국민 25만원 민생회복 지원금법’과 노동조합법 개정안인 이른바 ‘노란 봉투법’을 상정 통과시키겠다고 한다. ‘25만원 법’은 헌법이 규정한 정부의 예산 편성권을 침해하고 물가 상승만 유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부가 반대하고 있다. ‘노란 봉투법‘은 기업의 재산권 침해와 불법파업을 조장할 우려가 있어서 21대 국회에서 이미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다.

 

민주당은 지난 5월 30일 22대 국회 개원이후 이런 종류의 법안 45개를 당론으로 지정하고 계속해서 밀어붙이고 있다. 그들은 “총선에서 헌정사상 최초로 야당이 과반의 의석을 얻은 것은 거부권 정국에 입법권으로 맞서라는 민심이 반영된 것”이라는 이유를 대면서 이 같은 밀어붙이기를 하고 있다. 참으로 허황되고 자가당착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민주당이 이미 윤 대통령이 두 차례나 거부권을 행사한 ‘채상병 특검법’을 또 다시 발의하려고 하는 것도 같은 망상적 이유 때문이다. 이게 ‘민의의 전당’에서 있을법한 일인가. 거대 야당의 힘자랑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그러니 소수인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로 쟁점법안 강행처리를 일시 지연시키는 것 말고는 아무 역할도 못한다.

 

상임위원회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비롯해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위원회는 10회 이상 회의를 연 반면 국민의힘이 맡고 있는 외교통일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등은 한 차례밖에 회의를 열지 못했다. 국방위 전체회의는 지금껏 없었다.

 

그뿐이 아니다. 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위원회 중 법사위와 과방위는 위원장이 상임위를 독단적으로 운영하고 청문회에 출석한 인사들에게 인신공격성 막말과 편파적 진행으로 자주 물의를 빚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법사위 정청래 위원장은 말에 끼어든다고 10분 간 퇴장했다가 다시 들어오라고 명령하는 등 모욕적인 언행으로 비난을 샀다.

 

역시 같은 당 소속의 과방위 최민희 위원장은 인사청문회에 나온 이진숙 방송통신 위원장 후보자에게 “몇 살이냐” “극우적 뇌 구조를 갖고 있다”는 등 막말을 해대서 빈축과 비난을 샀다. 최 위원장은 급기야 지난 29일 북한과학자 출신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에게 “전체주의 국가에서 생활하시다 보니 민주주의적 원칙이 안 보이냐”고 비아냥댔다.

 

박 의원이 이진숙 후보자에 대한 야당공격을 지적하며 “한 인간에 대한 심각한 인신공격, 명예훼손, 인민재판 아닌가”라고 비판하자 나온 말이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최 위원장의 발언은 귀를 의심할만한 충격적인 말이 아닐 수 없다. 최 위원장의 말은 목숨을 걸고 자유민주주의를 찾아온 탈(脫)북민 전체에 대한 모욕인 동시에 자신의 독단적 상임위 운영방식이 민주주의 원칙에 맞는다는 말도 자가당착이다.

 

민주주의는 의석이 많다고 해서 헌법과 법률을 벗어난 막무가내 입법을 하거나 소수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운영해도 되는 게 아니다. 의석수로 밀어붙이는 것이야말로 전체주의적이다. 그래서 민주당의 국회운영방식이나 정청래 위원장이나 최민희 위원장의 소관 위원회 운영방식은 민주주의적 운영방식이 아니다. 독재 내지는 전체주의적 운영방식인 것이다.

 

22대 국회 들어와 2개월간 발의된 법안은 총 2296개다. 이 가운데 가결된 건 민주당이 밀어붙인 방송관련법 등 쟁점법안들 뿐이다. 비(非)쟁점법안인 민생. 경제관련 법안들의 통과실적은 제로(0)에 가깝다. ‘전력망 특별법’, ‘인공지능 기본법’ 등 신(新)성장전략에 필수적인 법안들은 정쟁에 말려 논의조차 안 되고 있다. 이런 국회가 왜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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