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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친혼, 4촌간도 결혼 가능할까?:오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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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친혼, 4촌간도 결혼 가능할까?

이서인 기자 | 기사입력 2024/03/13 [09:35]

근친혼, 4촌간도 결혼 가능할까?

이서인 기자 | 입력 : 2024/03/1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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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한준 <필자 : 조선일보 정년,시인, 저술가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근친혼 금지’ 4촌 이내 축소 논란…정말 막장 드라마일까? ‘4촌간에도 결혼한다고?’

 

근친혼(近親婚) 설문조사에서 ‘2030 젊은 층이 압도적 반대’라는 결과가 나왔다. 사랑보다 ‘족보’를 선택한 윤리도덕관이라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근친혼은 안 된다”고 이구동성으로 외쳐왔고, 법률로도 위험한 발상이라며 불허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최근 법무부가 민법상 혼인 금지 범위를 현행 ‘8촌 이내’에서 ‘4촌 이내’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른바 명문가문을 중심으로 세간이 크게 술렁거리고 있는 것이다.

 

현대 사회를 일컬어 ‘인포데믹(infodemic) 시대’라고 한다. 전염병 전파 현황 등의 정보를 뜻하는 말이다. 한 번 잘못된 정보가 퍼지기 시작하면 막기가 어렵다. 현행 8촌 이내 결혼을 혈족혼으로 금지하는 배우자의 범위를 4촌 이내로 좁히는 내용을 담은 법무부 <연구용역보고서>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뜨거워졌다.

 

이는 실행에 옮겨질 가능성이 높은 탓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논란이 확산되자 법무부는 “친족간 혼인금지에 관한 기초조사를 위해 다양한 국가의 법제 등에 대해 전문가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등 신중하게 검토중일뿐, 아직 정해진 것은 아니다”며 진화에 나섰다.

 

올 연말까지 관련법을 개정해야 하는 만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반대하는 유림 등에서는 “사회의 근간이 되는 가족관계 규범이 붕괴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5촌 이상의 혼인을 금지하는 나라는 우리가 유일하다. 달라진 시대상을 반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 보고서는 2022년 헌법재판소의 판결에서 시작됐다. A 씨는 2016년 6촌 관계를 모르고 결혼했다가 혼인무효가 되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8촌 이내의 혈족 사이에는 혼인을 금지하는 809조 1항(금지 조항)에 대해선 5 대 4로 ‘합헌’ 결정을 내려 도화선이 됐다.

 

근친혼을 금지하는 이유는 ‘가족의 해체’를 막기 위해서인데, 근친혼으로 잘살고 있는 이들을 떼어놓는 건 본래 입법취지와 맞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특히 그 자녀가 ‘혼외자’로 전락하여 너무 가혹하다는 때문이다. 헌재는 합번 판결과 함께 법무부에 연말까지 무효 조항을 개정하라고 했다. 개정하지 않는다면 내년부터 8촌 이내 혈족과 결혼해도 괜찮은 이상한 꼴이 된다.

 

그래서 친척과의 결혼은 막장 드라마나 마찬가지라는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근친혼을 둘러싸고 한 언론사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가족 관계 파탄 두렵다”는 반대 여론이 세대 불문하고 68%이었다. 극단적 사례로 “사촌 누나가 장모님이 될 수 없다”는 말이 나왔다. 그렇게 된다면 전통적 족보가 하루아침에 무너진다.

 

법 개정 추진의 가장 큰 동력은 ‘사회 분위기 변화’다. 아들 딸 구별 말고 하나 둘 낳기가 만연된 결과, 6촌은커녕 4촌도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법무부가 발주한 <연구용역보고서>에는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는 3촌까지, 미국· 프랑스· 일본, 그리고 대다수 이슬람 국가에서도 4촌까지 혼인이 허용되는데, 8촌간 결혼을 막는 곳은 한반도 말고는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전통과 문화와 구성원이 상이한데 같은 잣대를 요구할 수는 없다는 주장도 있다.

 

예전의 신파극엔 4촌간, 인척간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눈물을 머금고 헤어지는 장면이 많았다. 인간의 존엄은 윤리라는 덕목 속에 존재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유교적 윤리관의 뿌리가 깊다. 다른 건 무너져도 삼강오륜 윤리는 지켜왔다. 족보(族譜)는 부계(父系)를 중심으로 혈연관계, 종족의 계보이다. 모계(母系)의 ‘엄마 성씨를 따르겠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은 세상이다. 부모의 성씨를 함께 쓰는 이성(二姓) 성씨도 상당하다. 어쨌거나 4촌간의 혼인은 인륜에 반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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