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일보

민주당, 45.05% 국민 무시하면 망한다

오경희기자 | 기사입력 2024/04/30 [11:58]

민주당, 45.05% 국민 무시하면 망한다

오경희기자 | 입력 : 2024/04/30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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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석영 회장 전)서울신문 사회부장,국장,본부장,논설위원, 명지대외래교수,행정학박사,한국문인협회 회원,현)대한언론인회 회장 한국문학신문 대표

민주주의의 가장 근본적인 가치는 소수의 목소리를 제도에 반영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민주당 태도는 '소수처럼 보이는 다수의 목소리'마저도 외면한다. 평소에는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 필요성을 그렇게도 외치더니 정작 소수 여당 지지층의 의견과 목소리는 모른척 하는 것이다.

 

소수처럼 보이는 다수인 여당은 국민의 힘이다. 지난 4.10총선에서 전체 투표의 45.05%가 표를 주었기 때문이다. 민주당에 투표한 유권자는 전체 투표자의 50.45%였다. 따라서 국민의힘에 투표한 나머지 45.05%는 민주당의 ‘압도적 의석’ 형성에 기여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국민’이란 이름으로 자신들이 추구하는 일들을 단독 처리한다면, 이는 ‘민주당 지지자만 국민’이라는 의미밖에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한테서는 ‘자기 중심적 상황해석’을 하는 버릇이 다시 또 발동하는 것 같아 걱정이다. 국회의장 후보들은 ‘기계적 중립’은 안지켜도 좋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고, ‘협치’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 인사가 있다. 특히 상임위원장 배분과 관련해서는 국회의 관습과 관례가 무시될 우려가 크다. 이런 상황을 연출하며 민주당은 “압도적 과반의석을 만들어 주신 국민의 뜻”을 내세운다.

 

민주당이 관습과 관례를 무시하며 시대착오적인 다수결 지상 주의를 되살려 제 22대 국회 원(院) 구성에 적용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국회와 정치권전체는 격랑에 빠지게 될 것이다. 국회는 원구성 단계에서부터 극단적인 여야 갈등이 벌어질 것이며, 제때 개원도 못하고 입법과정은 교착에 빠질 것이다.

 

민주당이 다수라는 숫자로 밀어붙여 상임위원장 직을 '싹쓸이' 할 경우 입법독재는 현실이 되고, 한국 민주주의와 국정 거버넌스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모든 입법과정에서 권력 균형과 다원성이라는 '민주주의의 가치'는 사라질 것이다. 국회와 대통령·행정부간의 관계는 얼어붙어 국정이 거의 멈추는 지경에 이를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다수결 지상주의라는 낡고 거친 흉기로 무장한 입법독재는 민주주의와 국정만 망가뜨리는게 아니다. 거대 야당은 양날의 검으로서 예상치 않은 자해(自害)를 당할 수 있다. 입법권의 완전한 장악과 독주는 그래서 위험한 것이다.

 

오늘날 다수결 지상주의에 의한 입법독재는 순탄하게 작동해서 좋은 성과를 내기 힘들다는게 여러 곳에서 증명되고 있다. 사회의 파편화와 양극화가 교차하며 체제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과 갈등이 커지기 떄문에 국정 성과가 잘 나오지 않는 것이다.

 

유권자는 불안감을 느끼고 각종 형태의 권력과 권위를 불신하기 시작한다. 이런 유권자를 입법독재로 만족시키기는 어렵다. 특히 주도권을 쥐고 있는 측은 행정권을 행사하는 대통령이든, 입법권을 휘두루는 거대 정당이든 유권자가 불만·불신을 넘어 분노를 터뜨리는 과녁이 되기 쉽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여기서 교훈을 얻어야할 것이다.

 

이제 확실히 해두고 싶은 것이있다. 전국 254개 지역구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얻은 득표율의 차이는 5.4%p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를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 이런 상황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독선과 독주를 일삼는다면 이것이 부메랑이 되어 민주당을 덮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민주당은 제 22대 국회에서 처리해도 되는 사안을 굳이 제 21대 국회 막바지에 밀어붙이고 있다. 이것을 보면, 총선 압승이라는 분위기 속에 정권의 기를 죽이고, 이를 통해 대통령의 레임덕을 조기에 발생시키려고 하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이는 또한 45.05%의 국민을 완전 무시하는 행위인 것이다.

 

거듭 강조 하지만 지난 4.10총선에서 민주당이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하게 된 것은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선호해서가 아니다. 국민의힘과 대통령에 대해 실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민주당은 2년 후 지방선거와 3년후 대선에서 승리를 원한다면 45.05%의 국민을 홀대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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