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ENCODING in /home/inswave/ins_news-UTF8-PHP7/sub_read.html on line 3
‘애치슨 악몽’되살린 트럼프와 두 갈래 대비책:오산일보

오산일보

‘애치슨 악몽’되살린 트럼프와 두 갈래 대비책

이서인 기자 | 기사입력 2024/02/16 [09:20]

‘애치슨 악몽’되살린 트럼프와 두 갈래 대비책

이서인 기자 | 입력 : 2024/02/16 [09:20]
본문이미지

▲ 장석영 회장 전)서울신문 사회부장,국장,본부장,논설위원, 명지대외래교수,행정학박사,한국문인협회 회원,현)대한언론인회 회장 한국문학신문 대표   

1950년 1월 12일 전(全) 미국신문기자협회(National Press Club)에서 미 국무장관 애치슨은 ‘아시아에서의 위기’라는 제목으로 연설을 했다. 이른바 ‘애치슨 선언’이라고 하는 이 연설의 내용은 소련의 스탈린과 중국의 마오저둥의 공산화를 저지하기 위해 태평양에서의 미국 방위선을 알류산 열도-일본-오키나와-필리핀을 연결하는 선. 즉 ‘애치슨라인’으로 정한다는 것이었다.

 

이 선언은 미국의 극동방위선에서 한국과 타이완, 인도차이나 반도를 제외시켰다. 이는 한반도에 대한 군사적 공격에는 대응하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비쳐져 북한의 오판을 불러 일으켰다. 다시 말해 이 선언 이후 한반도에서 미군이 빠지자 적화통일을 외치던 김일성은 소련을 설득하여 지원 약속을 받아냈고,1950년 6월 25일 새벽에 남침을 감행했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했다. 트럼프가 유세현장에서 ‘돈 안 쓴 나토 국에 러시아가 침공하는 것을 장려하겠다.’고 한 발언을 보고 ‘애치슨 악몽’이 갑자기 되살아난 것은 필연이었다. 미국의 군사원조 부담이 너무 크다는 발언 끝에 나온 것이지만, 푸틴의 호전성에 비춰볼 때 위험천만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트럼프는 지난 10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방위비 분담에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러시아에 침공을 독려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다. 나토 회원국들은 간담이 서늘했을 것이다. 동맹간 신뢰보다는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최고 가치로 여기는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가 응축된 말이었다.

 

트럼프의 위험한 동맹관계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는 2017년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나토에 대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증액하라고 압박했다. 한국에는 방위비 분담금 100% 부담을 요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주한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겁박했다. 결국 한국은 방위비 분담금을 증액할 수밖에 없었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4년 전 대선여론조사에선 바이든에 시종일관 뒤졌으나 이번에는 우세를 보인다고 한다. 그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러시아 공격 독려’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그가 재집권 시 한국에 어떻게 대할지가 눈에 선하다.

 

그는 분명 한국에 방위비 추가 부담과 주한미군 감축 등을 요구하며 “방위비 안 내면 북한에 한국 공격을 독려하겠다.”는 말 폭탄을 던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그러면 미국으로부터 핵보유국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북한 김정은에게 한반도 정세를 오판하는 빌미를 줄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트럼프 리스크는 대한민국 안보의 앞날을 걱정하게 만든다. 미국이 다시 동맹 경시와 안보 공약 무시로 돌아서면 당장 미.일 상호방위협정도 존립 근거가 약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동맹국으로서 미국에 안보를 크게 의존해온 한국은 그 리스크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국가안보 대비책의 기본은 자강(自强)과 연대(連帶)다. 한국은 그동안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대북 억지와 격퇴를 도모하는 안보태세를 유지해 왔다. 트럼프가 복귀하면 미국만 바라보던 안보태세는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다. 캠프데이비드에서 합의한 한미일 안보협력도 보장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어떻게 자강력을 강화해 안보위협에 대처할 지를 검토해야 한다. 자강의 방편으로 재래식 억지력 강화는 물론 독자 핵개발 또는 전술핵 재배치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물론 독자적 핵무장으로 가는 게 바람직한 일이지만, 안보상황 변화로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못할 것도 없다.

 

연대의 방편으로는 동맹과 더불어 우호적인 세력 군(群)과의 네트워킹 강화를 모색해야 한다. 트럼프가 재선되더라도 한미동맹이 당장 파탄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터무니없는 방위비 분담 증액을 요구하거나 주한미군 철수를 빌미로 한국을 압박한다면 동맹의 불협화음은 불가피하다.

 

한국이 고려할 것은 두 가지이다. 미국의 방위비 분담 증액 요구를 일정부분 수용하는 대가로 무엇을 얻어낼 것인가. 그리고 미국과의 동맹 신뢰도 저하를 유사 입장 국가들과의 연대를 통해 어떻게 메울 것인가 하는 것이다. 정부가 미리 대비해야할 사안들이다.

기자 사진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포토뉴스
메인사진
[포터] 경기 여주시 '2023'오곡나루축제'개최
1/9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