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석영 회장 전)서울신문 사회부장,국장,본부장,논설위원, 명지대외래교수,행정학박사,한국문인협회 회원,현)대한언론인회 회장 한국문학신문 대표

22대 국회의 첫 화두는 아무래도 개헌이 될 공산이 커보인다. 오는 6월 5일 22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새 국회의장으로 선출될 우원식 의원이 개헌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개헌논의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 4.10총선 당선인 총회에서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한 우 의원은 소감에서 “앞으로 국회는 정말 다른 국회가 될 것”이라며 “여야 협치를 중시하지만 퇴보나 지체가 생긴다면 국회법에 따라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면서 “ 대통령 중심제와 감사원의 국회 이관, 의회의 실질적 권한 강화를 위한 개헌에 앞장서겠다.” 고 했다.

제1야당인 민주당도 개원 직후 ‘헌법 개정 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켜 개헌논의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21대 국회에서 민주당 헌법 개정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윤호중 의원은 “개헌을 통해 대통령도 국회의장처럼 당적을 가질 수 없도록 하고, 나아가 거부권 행사 같은 대통령 권한을 제한하는 것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아마도 22대 국회의 운영은 그렇게 순탄할 것 같지는 않다고 본다.

돌이켜 보면 1987년 개헌 이후 역대 국회마다 개헌 논의가 없었던 게 아니다. 하지만 한 번도 결실을 보지 못했다. 21대 국회의 김진표 의장도 ‘대통령 4년 중임제’, ‘총리 국회 복수 추천제’ 등 개헌에 힘을 쏟았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시대적 흐름에 맞춰 87년 체제 헌법을 수정. 보완해야 한다는 원칙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왜 번번이 개헌이 실패했을까? 대답은 간단하다. 정치권이 미래세대와 정치발전을 위해 개헌을 추진한 게 아니라 눈앞의 이익만을 챙기고 보려는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개헌을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최근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내부에서는 “탄핵 소추에 필요한 의석을 현행 200석에서 180석으로 낮추자”라거나 “대통령 4년 중임제 적용을 현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부터 적용해 2025년 12월에 차기 대통령을 뽑도록 개헌을 하자”는 등의 이야기 나오고 있다. 도를 넘어서도 한참 넘어선 이야기들이다.

192석이라는 범야권 의석수가 개헌선인 200석에 조금 미치지 못한다고 해서 아예 그 기준을 낮추겠다니 이게 정략적 접근이 아니고 무어란 말인가. 이거야말로 거대 야당의 오만이자 야욕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또한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이 여당에게 개헌을 저지할 수 있는 108석을 준 의미를 왜곡하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임기 단축 주장도 위헌적 요인이 많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자격을 임의로 제한하겠다는 것 역시 개헌을 눈앞의 정략적 이익을 위해 추진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껏 역대 국회가 실패해왔는데 민주당이 또 실패의 길로 가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5.18 민주화운동에 관한 것도 개헌을 통해 헌법 전문에 넣겠다고 한다. 이 문제는 윤석열 정부나 여당도 찬성하는 것 같다. 하지만 국민적 합의가 도출 되지 않은 마당이어서 앞으로 많은 난관에 부닥칠 것이 예상된다.

개헌 문제는 22대 국회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당론화 하는 것이 맞다. 40년이 다 된 87년 체제 헌법을 개정할 때가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헌 논의는 어디까지나 비생산적인 갈등을 줄이고, 바람직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한다는 크고 긴 안목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경험했듯이 차기 대선의 유. 불리를 따지는 식의 정략적 접근을 한다면 개헌은 필패할 것이다.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헌이 필요할 수록 정략적 접근을 피하고 오로지 미래세대를 위하고, 자유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한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적 공감을 얻어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