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일보

정치가 ‘보복의 수단인가?

양호연 | 기사입력 2024/05/22 [14:34]

정치가 ‘보복의 수단인가?

양호연 | 입력 : 2024/05/2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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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석영 회장 현)대한언론인회 회장 한국문학신문 대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윤석열 정부를 압박하기위해 다양한 카드를 마련하는 모양이다. 양당은 이미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즉, ‘검수 완박’ 법안 처리의 공조를 약속했고, 조국 혁신당이 추진하는 ‘한동훈 특검법‘도 연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제1당인 민주당이 말 할 수 없는 이야기를 조국혁신당이 소금처럼 해준다면 22대 국회에서는 성공적인 입법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로가 우군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방향성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 다양한 법안에서 서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주지하다시피 다가올 22대 국회는 민주당 171석과 조국 혁신당 12석을 합하면 193석으로 사실상 국회 내 모든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가장 먼저 ‘검수 완박 시즌 2’를 예고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양당은 지난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검찰개혁 토론회’를 공동으로 열고 연대를 재확인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토론회 축사에서 “검찰 개혁은 총선민심이자 22대 국회의 핵심 과제”라며 “ 민주당은 검찰 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는 시대적 책임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조국 혁신당 조국 대표는 “수사와 기소 분리가 검찰 정상화의 시작이자 핵심”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22대 국회 개원 후 6개월 안에 ‘검수 완박’ 법안을 모두 통과 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속도전’도 예고했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 20대 국회에서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처리를 주도해 검찰의 수사대상을 6대 범죄 즉,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산업, 대형 참사로 제한했다. 21대 국회에서는 남은 6대 범죄 수사권도 모두 분리하려다가 국민의힘의 반발에 부딪쳐 부패와 경제 수사 2대 범죄 수사권만 검찰에 남겨두는 중재안을 강행 처리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지난 ‘검수 완박’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보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법무부의 시행령 개정을 통해 검사수사권이 사실상 회복 단계로 돌아갔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양당은 사실상 검찰 해체론을 꺼내 든 것이다.

 

민주당은 검찰의 수사와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하고 검사 기소권 제한을 위한 재정신청 전담 재판부를 별도로 설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다양한 방식을 들여다보기 위해 전담팀도 구성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대한 야당의 이러한 공세는 어찌 보면 현 정부와 검찰이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고쳐 검찰의 수사 범위를 직권남용 위증 등까지 다시 넓혔고, 야당 인사와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 등이 검찰의 집중 수사를 받으면서 검찰권 남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수사와 기소권 분리는 형사사법제도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수사 범위가 확대 되면서 업무가 폭증하고 있는 경찰에서는 사건 처리가 늦어지고 범죄 검거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권한이 커진 경찰을 견제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할 방안 마련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문제들에 대한 해법도 없이 ‘검수 완박’을 밀어붙인다면 두 야당의 대표가 검찰 수사로 재판을 받는 것에 대한 보복으로 비칠 수도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성급하게 형사사법제도를 고치려다 범죄 대응에 구멍이 생겨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뿐만 아니라 ‘검수 완박’을 마치 보복하듯 밀어붙일 일은 아니다. 정치는 설득과 협상의 수단이지 보복의 수단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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