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일보

여당, 지금 당권 다툼에 몰두할 때인가?

이서인 기자 | 기사입력 2024/05/27 [13:52]

여당, 지금 당권 다툼에 몰두할 때인가?

이서인 기자 | 입력 : 2024/05/27 [13:52]
본문이미지

▲ 장석영 회장 현)대한언론인회 회장 한국문학신문 대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참패한지 한 달 열흘 남짓 지났지만, 국민의힘은 자성과 쇄신은커녕 내부 권력투쟁에 몰두하고 있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대통령실을 향해서는 정책실패가 잇따르는데도 충고조차 못하고 호위무사 운운 하는 충성 발언만 하고 있다. 집권여당의 이런 모습에 변화와 혁신을 기대했던 국민들은 실망감을 넘어 원망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최근 들어선 여당 안팎에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놓고 옥신각신하는 상황이 이어진다. 도서관 방문 등 노출 행보를 보이던 한 위원장이 지난 주말 정부의 ‘KC 미 인증 직구 제한’ 추진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서자 당내 경쟁자들의 견제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 중심에는 물론 홍준표 대구시장이 있다.

 

홍 시장은 총선 직후 한 전 위원장을 향해 “폐 세자” “배신자” “문재인의 사냥개”라는 막말을 하더니 급기야는 “총선 말아 먹은 애”라고 정치지도자로서는 입에 담기 어려운 거친 언사를 퍼부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정부의 해외 직구 규제와 정책 혼선을 비판한 한 전 위원장에 ‘처신’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유승민 전 의원까지 한 전 위원장 공격에 가세했다.

 

총선 패배로 권력 공백 상태가 일어나니 온갖 사람들이 자기 존재감을 들어내는데 사력을 다 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들의 이런 논쟁 뒤에는 물론 ‘주도권 싸움’이 깔려있다고 봐야 한다. 엄혹한 민심이반을 똑똑히 목도하고도 오로지 당권 쟁취만을 위한 이전투구에 열중 하는 모습이니 어찌 한심한 작태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총선패배의 원인을 규명하겠다는 총선백서를 놓고도 친(親)윤과 친(親)한 계파 간 갈등이 불거졌다. 총선백서특별위원회가 ‘용산’의 책임은 희석하고 한 전 위원장의 책임론을 부각한다는 의심을 받으면서부터다. 특위위원장 조정훈 의원이 당권 도전을 시사(示唆)하면서 논란은 가중됐다. 조 의원이 당 대표 불출마를 공식적으로 밝혔지만, 친윤계 이철규 의원과의 친분설로 공정성 문제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당원 투표 100%로 대표를 뽑는 규정을 바꿀지, 바꾼다면 민심을 얼마나 반영할지를 놓고 계파별, 당권 주자별로 물밑에서 신경전도 치열하게 벌어진다. 전당 대회 시기를 두고도 ‘늦추자’는 측과 ‘당기자’는 측의 샅바싸움이 팽팽하다. 당 위기 수습과 거대 야당과의 전투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고 온통 당권 및 대권에 염두를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양이다.

 

이런 와중에 ‘한 전 위원장이 대표가 되면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떠날 가능성이 크다’는 풍문도 돌았다. 특정 세력이 ‘한동훈 띄우기’에 나선 것이란 해석도 곁들었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부산. 울산. 경남 당선인 만찬 자리에선 “대통령의 호위무사가 되겠다”는 말이 나왔고 이에 윤 대통령이 “ 내가 당의 호위무사가 되겠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여권 내 권력 암투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안이한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보수 정체성 확립을 강조했다. 보수 본연의 색깔을 찾아야 중도 층을 설득할 수 있고, 향후 선거에서 당의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황 위원장의 행보는 관리형 임시 기구를 맡은 비대위원장이기라기 보단 ‘당 명예총재’ 같다는 이야기가 당내에서 나온다. 황 위원장이 야당과의 협치를 명분으로 각종 행사에 얼굴을 드러내기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전당 대회 준비에 치중해야 하는데 외부 활동에 치중해서 되겠느냐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집권 여당이 이처럼 안이한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들의 실망감은 클 수밖에 없다. 더욱이 거대 야당은 22대 국회에서 지금보다 더한 입법 독주에 나서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국회의장과 주요 상임 위원장 독식에 장관. 검사 탄핵권을 무기화하고 법안 패스트 트랙 기간도 대폭 단축하겠다고 한다.

 

국민들은 집권 여당이 총선 참패한 뒤에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말고 경쟁력 있고 유능한 보수정당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갈망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여당의 역할과 품격을 고민할 때이지 당내 권력투쟁에 몰두해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하는 것이다.

 

지금 같은 소수 여당으로선 민심에 기대는 것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처절한 자기반성과 함께 환골탈퇴의 의지를 다져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집권여당이란 본연의 사명을 되찾지 못한다면 떠나간 민심은 절대로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지금의 비대위가 구심력이 약해 당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전당 대회를 더 빨리 치르는 것도 답이다. 책임지고 행동할 수 있는 지도부를 최대한 빨리 구성해서 흐트러진 보수 진영을 속히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 입법 독주를 통해 윤 정부를 탄핵으로 몰고 가려는 거야의 횡포를 막는 일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포토뉴스
메인사진
[포터] 경기 여주시 '2023'오곡나루축제'개최
1/9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