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일보

가짜뉴스와의 전쟁, 더는 늦춰선 안 된다

이서인 기자 | 기사입력 2024/02/03 [05:46]

가짜뉴스와의 전쟁, 더는 늦춰선 안 된다

이서인 기자 | 입력 : 2024/02/03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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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석영 회장 전)서울신문 사회부장,국장,본부장,논설위원, 명지대외래교수,행정학박사,한국문인협회 회원,한체대초빙교수,삼강문학회회장,pen클럽한국본부회원, 현)대한언론인회 회장 한국문학신문 대표    

가짜뉴스를 단속하는 일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딥 페이크 조작까지 가능해 지면서 가짜뉴스는 세계적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예전엔 단순히 문자로만 된 가짜뉴스가 퍼졌다면, 이제는 AI를 통해 사진이나 음성 또는 영상 등을 조작한 가짜뉴스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희한하게도 국내에서 때 아닌 황당한 가짜뉴스 사례가 줄을 잇고 있어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여론이 일어나고 있다. 비근한 예가 JTBC의 ‘배추’ 자막 소동이다. JTBC는 지난달 25일 윤석열 대통령이 경기도 의정부 시장에서 한 발언에 엉터리 자막을 달은 영상을 공식 유튜브에 올렸고, 야당 인사들이 이 영상을 퍼 나르는 진풍경이 벌어졌던 것이다.

 

이날 윤 대통령은 한 시장 상인과 대화 하면서 “정부가 매출이 많이 오르게 힘껏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JTBC가 유튜브 영상에 ‘배추 오르게’라는 자막을 달았다. 대통령이 ‘배춧값을 오르게 하겠다’고 말할 리가 있을까? 그렇게 들리더라도 진의를 확인하거나 해명을 듣는 것이 언론의 기본자세인데, 그런 최소한의 절차도 없이 멋대로 자막을 달은 것이다.

 

이 영상은 급속히 확산됐고, 대통령을 비난하는 댓글이 쇄도했다고 한다. 야당의 김용민 의원은 “도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이냐”고 비난하기도 했다. 며칠이 지난 뒤에야 JTBC는 메인 뉴스 시간에 사과했지만, 이미 윤 대통령과 총선을 앞둔 여당은 막대한 정치적인 타격을 입은 뒤였다.

 

그렇잖아도 MBC 자막사태가 진행 중에 있어서 세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중이다. 2022년 9월 윤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중에 ‘국회에서 안 해주면 000 쪽 팔려서 어떡하나’라고 한 것을 ‘(미국) 국회’ ‘바이든’ 이라는 자막을 달아 단정적으로 보도하는 바람에 외교문제로까지 비화된 일이 있었던 것이다. 최근 법원이 1심에서 정정보도 판결을 했는데 MBC는 이에 승복하지 않고 항소했다.

 

지난 대선 전인 2021년 9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위원장이 허위 인터뷰를 녹음해 뿌린 일이 있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 중수 2과장 시절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알선 브로커 의혹을 받았던 조우형씨를 만나 수사를 무마해 줬다는 내용의 가짜뉴스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허위 인터뷰 내용을 일부 매체는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보도했다. 더욱이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받아 대선 당시 ‘ 대장동은 윤석열 게이트’라는 억지 주장을 펴면서 선거판이 한 때 흔들리기도 했다. 하마터면 가짜뉴스로 정권이 뒤바뀔 뻔 했다. 소름이 돋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번 4.10 총선이나 추후 대선에서는 AI를 이용해 아예 당사자의 얼굴이나 목소리를 악용해 가짜 영상과 녹취록을 만드는 이들이 생겨날 수도 있다고 한다, 이처럼 AI를 이용한 가짜뉴스 위협이 높아지자 이를 막기 위한 각국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고 한다.

 

정보 당국에 따르면 러시아와 중국, 북한 등이 AI룰 이용한 가짜뉴스로 사회 불안을 야기하고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가짜뉴스 방지법이 표현의 자유 논란으로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범람하는 가짜뉴스를 바라보면서도 그 폐해를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답답한 일이다.

 

민주주의가 다른 체제보다 우월한 것은 경쟁에서 선거라는 룰이 있다는 점이다. 선거가 있기에 정치는 패하면 3대가 멸족당하는 전쟁과도 같은 배틀 그라운드에서 벗어나 현재는 패자라도 미래엔 승자가 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스포츠 그라운드가 되는 것이다.

 

가짜뉴스는 이러한 선거가 공정하게 이뤄지지 못하게 하므로 결국은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민주주의를 가장 먼저 도입한 미국과 유럽은 표현의 자유 논란에도 불구하고 가짜뉴스 규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짜뉴스는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보호받을 가치가 없다. 오히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적이다. 그러므로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언론의 불신도 키우는 가짜뉴스와의 전쟁은 더는 늦춰서는 안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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