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한준 <필자 : 조선일보 정년,시인, 저술가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과 경기 오산시, 경북 영주시의 시목(市木)이 은행나무다. 장수(長壽)의 상징인 은행나무는 겉씨식물에 속하는 낙엽성 교목으로 은행목(銀杏木)· 행자목(杏子木)· 공손수(公孫樹)· 압각수(鴨脚樹) 등으로 불린다. 소나무· 향나무· 가문비나무· 전나무 등은 잎이 바늘모양인데 은행나무의 잎은 부채꼴로 중간 부위가 갈라지는 게 특이하다.

‘진혼, 정적, 장엄, 정숙’ 등의 꽃말을 지닌 은행나무는 암수 딴 그루로 4월에 꽃이 피고 암꽃은 2개의 배주가 있으나 그 중 1개가 결실을 맺어 10월에 익는다. 따뜻한 기후를 좋아하는 나무로, 부채 모양의 잎은 가을에 노랗게 단풍이 든다. 다양한 질병과 곤충에 저항성이 커서 오래 사는 나무로 여기는데, 양지바르고 물이 잘 빠지는 곳에서 잘 자란다. 넓고 짙은 그늘과 샛노란 단풍을 안겨주는 장점이 있어서 정자목, 풍치수, 가로수 등으로 많이 심는다.

은행나무는 코르크 성분이 많아 화재에 강하고, 열매는 악취가 심해도 천식과 기침을 그치게 하는 약효가 있어서 신선로 등 요리나 과자의 재료가 되며 구워먹기도 한다. 열매는 외국으로 수출된다. 은행잎에서 추출되는 징코플라본 글리코사이드는 혈액순환 개선제로 쓰이는데, 독일에선 1965년 은행나무 추출액을 등록하여 상업화했다.

은행나무 명소로 흔히 국립대전현충원 입구의 은행나무길, 400년이나 된 은행나무가 줄지어 서있는 경주 운곡서원, 아산 곡교천 은행나무길, 서울 경복궁 은행나무길, 전북 전주향교 은행나무, 강원도 춘천 남이섬 은행나무숲 등을 꼽는다. 우리나라에선 경기도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가 가장 오래된 것으로 수령 1500년으로 추정된다. 높이 42m. 줄기 밑동 둘레가 15 m에 이르는 거목으로 천연기념물 제30호이다. 충북 괴산 읍내리엔 고려 성종(재위 981∼997) 때 심은 것으로 추청되는 수령 1000살의 은행나무가 있고, 서울 종로구 성균관 문묘엔 조선 중종 14년(1519년) 대사성을 지낸 윤탁이 심었다는 두 그루가 500여년을 버티면서 나란히 서 있다. 이들 나무는 모두가 오랜 전통과 역사를 담고 있다.

목재는 결이 곱고 치밀하며 탄력이 있어서 가구재 · 조각재 · 바둑판 · 밥상 등으로 많이 이용된다. 예로부터 사찰, 사단(祠壇), 문묘(文廟), 묘사(墓舍) 등에 많이 심는다. 은행나무 역사는 신생대 에오세 시대에 번성했던 식물로 2억 7천만 년 전의 화석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건강한 삶은 모두의 소망이다. 건강을 지키는 일은 자신과 가정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로,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이다. 지난주 오산일보 자치 특집 <새해에도 건강하게! 월별 건강수칙>도 그런 의미에서 시선이 끌렸다. 날마다 달마다 생활 습관을 점검하고 계절적 질병에 슬기롭게 대처한다면 한 해를 무탈하게 보낼 수 있으니 이보다 더 큰 다행이 없을 것이다.

흔히 건강생활은 필요한 음식섭취, 햇빛‧공기‧물 등 위생적인 주거환경의 정비, 신체의 청결이나 활동에 적합한 의복, 전염병이나 질병예방, 일상생활에서의 과로방지, 수면‧ 휴양에 대한 배려, 레크리에이션‧ 스포츠 등을 통한 생활이라고 일컫는다.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생활은 몸과 마음의 면역력을 높여주고, 정신건강을 지키는 데도 중요하다. 걷기 등 적당한 신체활동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함께 지킬 수 있다. 봄철의 낙상, 미세먼지, 황사, 여름철의 식중독, 냉방병, 폭염, 가을철의 열성질환, 가을 감기, 겨울철의 독감, 심혈관 질환 등을 체크하고 유의하면서 건강수칙을 지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오산 시목(市木)이 은행나무라는 걸 많은 시민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건강한 삶을 일깨워 주는 나무, 장수(長壽)를 상징하는 나무, 오산시의 발전을 대변해주는 명품나무로 명성을 지니도록 사랑과 정성을 기울려 잘 가꾸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