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일보

[칼럼] 장제원 의원 불출마선언... 위기의 국민의힘 구하나

임은순 | 기사입력 2023/12/13 [07:45]

[칼럼] 장제원 의원 불출마선언... 위기의 국민의힘 구하나

임은순 | 입력 : 2023/12/13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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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석영 회장 전)서울신문 사회부장,국장,본부장,논설위원, 명지대외래교수,행정학박사,한국문인협회 회원,현)대한언론인회 회장 한국문학신문 대표     

정무감각 뛰어나 비서실장설

중진들 김기현 대표 사퇴요구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은 위기감만 돌던 국민의힘에 한 가닥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 그동안 온갖 위기징후에도 막무가내로 버티다가 여론에 밀려 마지못해 이런 결단을 한 것처럼 보여 효과나 감동이 반감은 됐지만, 인물 교체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는 상당하다.

 

특히 ‘김. 장 연대’로 불릴 만큼 여당 실세 노릇을 했고, 혁신위의 ‘희생’ 요구에 대규모 지역구 행사 등으로 맞섰던 사람이라 더욱 그렇다. 다음은 누가 같은 결정을 내려 여당이 어느 정도 환골탈퇴할지는 국민들이 지켜볼 것이다.

 

장제원 의원은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부족하지만 저를 밟고 총선 승리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주시기를 부탁한다”고 했다.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당 지도부. 중진. 친윤 인사들의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요구한 뒤 첫 번째 백의종군 선언이다.

 

당내 반응은 대부분 장의원의 결단을 높이 평가하고 환영했다. 장의원은 총선을 넉 달 앞두고 집권당이 열세에 놓인 징후가 잇따르자 이에 대해 책임지는 결심을 하게 됐고 전해진다. 그의 결심이 밑 걸음이 돼 차가운 국민의 마음을 돌리는 기폭제가 될지는 더 두고 봐야할 것 같다. 그는 정무 감각이 뛰어나 벌써부터 대통령 비서실장 설이 나돌기도 한다.

 

사실 집권당이 내년 총선에서 열세를 보인다는 자체보고서를 보면 모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서울의 49개 지역 중 명백한 우세 지역이 불과 6개밖에 안 된다고 되었다. 서울에서 8곳을 얻고 참패한 3년 전 총선보다 더 불리해진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보고 받은 지도부는 “보고서 내용을 흘리는 사람에겐 민. 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엄포를 놨다니 이 얼마나 한심한 자세란 말인가.

 

집권당에 불리한 민심은 지난 7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이 조사에 따르면 내년 총선에서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을 찍겠다”는 의견이 51% , “정부 지원을 위해 여당을 찍겠다”는 의견이 36%로 정부 견제가 무려 16% 포인트 앞섰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도 2주전에 비해 3% 포인트 떨어진 32%에 그쳤다. 이는 3년 전 총선에서 103석 획득에 그친 당시 미래통합당의 지지율 35%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국민의힘이 ‘혁신’의 깃발을 안 든 것은 아니다. 지난 번 강서구청장 보선 참패를 계기로 인요한 연세대 교수가 이끄는 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킨 것이 그것이다. 그 때는 당의 지지율이 잠시지만 상승기류를 탔었다. 그러나 혁신위가 친윤과 영남 중진들에게 험지 출마와 불출마를 요구하자 당 지도부가 대놓고 이를 거부하면서 지지율은 멈춰 섰다.

 

더군다나 혁신위를 꾸리도록 하고 전권을 주겠다던 김기현 대표부터 “일에는 때와 순서가 있다”는 말로 혁신위 요구에 선을 그었다. 이때부터 동력을 잃은 혁신위는 결국 임기를 2주나 앞당겨 막을 내렸고, 국민의 힘은 강서구청장 보선 참패 때보다 더 큰 위기에 봉착했던 것이다.

 

여기에 엑스포 유치실패의 후폭풍이 겹치면서 부산민심마저 흔들리는 조짐을 보였다. 이어 시행된 개각과 대통령실 개편에서도 보선 참패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이대로 가면 국민의 힘은 내년 총선에서 100석도 못 건져 야당의 대통령 탄핵이나 개헌 발의조차 막을 수 없다는 탄식이 여권 내부에서 나왔다.

 

그러자 서병수. 하태경 등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 김기현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주류의원들은 오히려 내부총질을 그만하라고 역정을 냈다. 그들에게 최소한의 위기감이라도 있는지 의심스러웠다. 서울 도봉갑의 김재섭 당협 위원장은 이런 여당을 ‘침몰하는 타이타닉 호’에 비유하면서 밑바닥 민심이 최악이라며 명함을 건네면 ‘그 당을 어떻게 찍느냐’며 건네 준 명함을 보는 앞에서 찢어버리는 분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이런 총체적 위기 속에서 이번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보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김기현 대표는 잠적한 상태다. 참으로 무책임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김 대표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 놓겠다”고만 말할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장 의원 같은 결단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그게 당도, 윤 정부도 살리고 자신도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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