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Merry Christmas), 하늘엔 영광, 땅에는 평화!’ 천사들이 찬송 속에 감미로운 캐럴이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성탄 절기, 기독교 최고 최대의 명절이 다가온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리는 기념일로, 대부분의 기독교 종파들은 이날을 축제의 날로 지킨다. 성탄절 날짜는 서방 교회와 동방 교회가 다르다. 서방 교회와 그 영향을 받은 세계 여러 지역에서는 12월 25일인데, 기존 율리우스력을 따르는 일부 동방 교회들은 1월 7일이다.
가톨릭에서는 주님 성탄 대축일(Festum Nativitatis Domini)이라 하여 파스카 성삼일 다음으로 가장 성대한 기념일로 여긴다. 정교회와 개신교에서도 부활절 다음으로 큰 기념일로 기린다. 모든 기독교 국가들은 성탄절을 한 해의 시작으로 여기기도 한다. 크리스마스는 ‘그리스도의 미사’라는 의미이며, “메리 크리스마스”는 ‘즐거운 그리스도의 미사’라는 뜻이다.
“기쁘다 구주 오셨네”라고 하지만, 성탄절 캐럴의 하나일 뿐 실제로 예수가 탄생한 날은 아니다. 성경에는 예수의 탄생일자가 기록되어 있지 않고, 후대 제자들이나 초대 교부들을 통해 확실하게 전승된 바도 없다. 이 때문에 탄생일에 관해서는 신학자들 사이에도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 개신교 신학대학원에서도 성탄절이 예수의 탄생일이 아님을 가르친다.
기독교가 공인되기 전인 A.D 274년, 아우렐리아누스 황제가 ‘무적의 태양신’ 신전을 지으면서 동짓날인 12월 25일을 ‘무적 태양 탄생일’로 제정, 성탄절의 기원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그 뒤 350년에 교황 율리오 1세가 12월 25일을 예수의 생일로 선언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정교회에서는 성탄절을 1월 6일로 여긴다. 동방 교회에서는 1월 6일 주님 공현 대축일을 지내고, 서방 교회에서는 12월 25일 성탄 대축제를 올린다. 다만 축일 성립 과정의 바탕이 되는 종교 문화적 맥락이 달라 축일의 의미에 부여되는 강조점도 다르지만, 새로운 빛이요, 역사상 진정한 태양인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궁극적인 의미는 같다.
성탄절을 기리는 크리스마스트리의 전설도 재미있다. 8세기경 독일에 파견된 오딘 선교사가 전나무 가지를 들고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라”고 설교한데서부터 비롯됐다는 얘기가 전설처럼 내려온다. 한편에선 종교 개혁자인 마르틴 루터가 크리스마스이브에 숲속을 거닐다가 달빛에 눈 쌓인 전나무가 빛나는 것을 보고 “인간은 저 전나무와도 같다. 한 개인은 어둠 속의 초라한 나무와도 같지만 예수님의 빛을 받으면 주변에 아름다운 빛을 비출 수 있는 존재” 라며 설교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이른다. 다만 공식 기록은 1419년 독일 프라이부르크 성령원에서 장식한 크리스마스트리가 처음이라고 전한다.
외국인이 모두 성탄절을 기린다고 여겨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한국 사회처럼 종교가 달라도 단순한 인사치레로 받아들이는 문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인종・문화의 다양성에 따라 ‘메리 크리스마스’ 대신 ‘해피 홀리데이!(Happy Holiday)’라고 하는 경향이 확산되는 추세란다. 성탄절 기간의 대규모 할인 행사도 성탄절 세일이 아닌 ‘겨울 세일’로 부르는 편이다.
‘X-mas’란 말은 그리스어로 그리스도를 뜻한다. 서방 교회에서는 성탄절 바로 전날 저녁인 12월 24일 해가 질 때부터 자정까지를 크리스마스이브라고 부른다. 크리스마스이브에는 썰매를 타고 눈길을 달려온 산타 할아버지가 굴뚝으로 들어와 선물을 놓고 간다고 해서 아이들이 산타를 기다린다. 올해는 산타 할아버지가 언제쯤 오산시에 오실까 기다려진다. <저작권자 ⓒ 오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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