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핸들을 잡는 운전자 사이에선 거대정당 소속의 얼굴과 아름이 알려진 여성 정치인이 보복 운전을 한 혐의로 법원에 기소되어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는 이야기가 화젯거리로 등장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부는 지난 15일 이 여성 정치인에게 특수협박혐의를 적용해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그는 지난 2021년 11월 12일 밤 10시경 서울 영등포의 편도 3차선 도로 3차로에서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옆 2차선으로 주행하는 차량 앞으로 끼어들었다고 한다. 끼어들기를 당한 뒤차는 클랙슨을 울리며 상향등을 켜는 경고를 보냈는데 정치인이 탄 차는 기분이 상했는지 주행차로에서 여러 차례 급제동하며 위협했고 이를 피해 1차로로 차선을 바꿨더니 다시 차선을 옮겨 앞서 주행하며 급브레이크를 밟는 위협 동작을 계속하자 차량 번호를 확인해 블랙박스 영상을 덧붙여 경찰에 피해 신고를 했다는 것이다.
경찰이 신고를 받은 나흘 뒤 가해차 차주에게 운전여부를 질의하자 자신이 혼자 운전하는 차량이 맞지만, 급정거는 하지 않았다는 내용으로 답변해 수사관련 서류에 본인이 운전한 사실 인정함으로 기재했다. 그는 한 달이 지난 후 경찰에 나와서는 대리운전 기사가 운전했다고 답변하면서도 급정거 상황에 대해서는 뒷좌석에서 잠이 들어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또 대리기사를 어떤 경로로 불렀는지도 전혀 알 수가 없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판사는 여성 정치인이 거짓 진술을 한다고 판단했다. 직업적 대리기사에게 운전을 맡겼으면 연락처, 요금 지급 영수증 등이 있을 수 있고 도로에서 보복 운전을 한 기사는 면허정지 처벌을 받게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해자의 주장은 믿을 수가 없다고 판결한 것이다.
운전경력 30년이 된 필자도 아주 오래전 처음으로 승용차를 샀을 때 보복 운전을 당한 아찔한 경험이 있다. 당시 회사 소유의 업무용 차량을 가끔 이용한 경험이 있었던 터라 새 자동차가 생겼다는 설렘에서 시승식을 겸해 지방으로 나들이를 떠났었다.
복잡한 서울을 벗어나자 아스팔트로 말끔하게 포장된 도로가 눈앞에 나타났다. 속도제한 70km의 왕복 3차선 국도였는데 2, 3차선은 화물을 실은 트럭들이 차지하고 있어 부득이 안쪽 차선으로 바꿀 생각을 하고는 백미러로 차량 간격을 살펴보다가 1차선으로 들어가 주행을 계속했다.
그런데 약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갑자기 눈앞에 승용차 하나가 빵빵〜 요란한 클랙슨 소리를 내며 끼어들더니 갑자기 속도를 줄이며 급제동을 하는 바람에 혼비백산한 기억이 있다. 하마터면 앞차를 들이박는 사고가 날 수 있었는데 정면을 주시했었기에 충돌은 겨우 면했다. 순간적으로 등골이 오싹하고 식은땀이 나오는 것 같아 겁이 덜컥 났다.
앞에서 급제동을 한 차량은 갑자기 기어들기를 한 상대가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어 1차선에서 2차선으로 옮겼다가 다시 1차선으로 추월하면서 위험한 경고를 한 것 같았다. 깜빡이를 켜는 것을 잊고 불쑥 끼어든 잘못도 있었기에 비상등을 켜 사과하자 앞차는 쏜살같이 갈 길로 사라졌다. 그렇게 혼이 난 후엔 지금까지 차선 변경 때는 반드시 깜빡이를 켜서 신호하고 도한 다른 자동차가 내게 끼어들어도 절대로 열을 받지 않는 습관을 들여 지내고 있다.
경험이 많은 운전자들은 도로 위에서의 보복 운전은 쓸데없이 객기를 부리는 무뢰한들이 벌이는 행위라고 말한다. 특히 주행 중 밉게 보인 차량을 혼내주려고 앞으로 끼어들어 갑자기 멈추는 행위는 충돌사고까지 유발할 수 있는 폭력적 행동이다. 그래서 법원은 국민의 모범이 되어야 할 이 정치인에게 500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벌금을 부과한 것이다.
그러나 차선은 어느 특정 차량의 전용물이 아니다. 끼어들기를 당했다고 해서, 마치 큰 손해나 본 듯 클랙슨을 심하게 울리거나 상향등을 켰다 끄기를 반복하는 것도 올바른 운전 자세가 아니다. 이미 차선을 변경했다면 그 운전자도 주행할 권리가 있는 것이다. 타인을 배려하는 도로에서 양보의 미덕은 그래서 더욱 필요하다. <저작권자 ⓒ 오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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