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일보

잡귀 쫓는 '동지팥죽' 전설 야화

이귀선 | 기사입력 2023/12/17 [06:20]

잡귀 쫓는 '동지팥죽' 전설 야화

이귀선 | 입력 : 2023/12/17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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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한준 <필자 : 조선일보 정년,시인, 저술가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팥죽 맛이 감칠 나는 동지(冬至), 옛날 민간에서는 동지를 흔히 ‘아세(亞歲)’ 또는 ‘작은설’이라 여겼다. 태양의 부활이라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 설 다음가는 작은설로 대접했다. 이 관념은 오늘날에도 여전해서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 또는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라고 말할 정도이다. 이를 동지첨치(冬至添齒)라고 한다.

 

24절후의 스물두 번째로 1년 중에서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 태양이 적도 아래로 내려가 23.5도의 동지선(남회귀선) 곧 황경 270도의 위치에 있을 때이다. 올해 동지는 양력 12월 22일이다.

 

동지가 음력 동짓달(11월) 초순에 들면 애동지, 중순에 들면 중동지, 그믐 무렵에 들면 노동지라고 한다. 올해는 음력 11월 10일이 동지라 애동지에 해당한다. 우리 민족은 태양력인 동지에다가 태음력을 잇대어 태음태양력으로 세시풍속을 형성시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동지는 날씨가 춥고 밤이 길어 호랑이가 교미한다고 해서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고도 부른다. 중국 주나라 때는 이날 생명력과 광명이 부활한다고 생각하여 동지를 설로 삼았다. 당나라에서도 동지를 새해의 시작으로 보았다. 음력 11월을 자월(子月)이라 해서 동짓달을 1년의 시작으로 삼았다. 동지와 부활이 같은 의미를 지닌 것으로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신라에 이어 고려에서도 당나라의 풍속을 그대로 따랐다.

 

유럽 각국의 성탄절 크리스마스도 초기 기독교가 페르시아의 미트라교(Mithraism)의 동지 축제일이나 태양 숭배의 풍속을 이용해서 예수 탄생을 기념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약성서에도 예수의 탄생 날짜 기록은 없다는 것이 이상하다. 로마 사람들의 농업 신(神)인 새턴(Saturn)의 새턴네리아 축제가 12월 21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되었는데, 그 중 25일을 특히 동지 뒤 태양 부활일로 여겨 기념된 것으로 전한다.

 

왕실에서는 동지를 새해 원단과 함께 가장 으뜸 되는 축일로 생각하여 동짓날 임금과 신하, 왕세자가 모여 회례연(會禮宴)이라는 잔치를 베풀었다. 해마다 지방의 관원들은 임금에게 전문(箋文)을 올려 축하의 뜻을 전했다고 이른다. 임금을 존경하고 백성들을 어여삐 여긴 미풍양속이었다.

 

《동국세시기》에는 새해의 달력을 만들어 왕실에 바쳤고, 나라에서는 이 달력에 동문지보(同文之寶)라는 어새를 찍어 관리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관원들은 이를 친지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 달력은 황장력, 청장력, 백장력 등으로 구분했다. 단오에 나눠준 부채와 더불어 ‘하선동력(夏扇冬曆)’ 곧 ‘여름엔 부채, 겨울엔 달력’이라 하였다.

 

옛날에는 농경본위의 사회였던 만큼 24절기 등 계절에 맞추어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달력이 요긴하였고, 기재 내용도 그에 맞게 다양할 수밖에 없었다. 요즈음에도 동지 무렵의 연말연시가 되면 새해 달력을 주고받는 풍속이 여전히 전해온다.

 

동지가 되면 동지하례(冬至賀禮)를 행하며 버선을 선물하는데 이를 동지헌말(冬至獻襪)이라고 한다. 이날은 동지부적(冬至符籍)이라 하여 뱀 ‘사(蛇)’자를 써서 거꾸로 붙여 잡귀를 막는 민속이 있으며, 팥죽을 쑤어먹지 않으면 쉬이 늙고 잔병이 생기며 잡귀가 성행한다는 속신도 있다. 동짓날 일기가 온화하면 이듬해에 질병이 많고, 눈이 많이 오고 날씨가 추우면 풍년이 들 징조라고 여겼다. 또 동짓날이 추우면 해충이 적으며 호랑이가 많다는 믿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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