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일보

저무는 세모, 사랑의 온도 식지 않기를

임은순 | 기사입력 2023/12/15 [07:38]

저무는 세모, 사랑의 온도 식지 않기를

임은순 | 입력 : 2023/12/15 [07:38]

▲ 유한준 <필자 : 조선일보 정년,시인, 저술가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2023년 계묘년 한 해가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드는 세모의 거리를 거닐면서, 지나온 날들을 되돌아보고 다가올 새해를 설계한다. 세모(歲暮)의 길목 12월 December는 한 해의 마지막 달.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일본, 미국에서는 겨울인데,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 남반구의 나라들은 여름이다. 흔히 연말을 ‘구랍’이라고도 부르나, 이는 ‘지난해 음력 12월’을 뜻하므로, 양력 12월과는 관련이 없다.

 

「중용」에 ‘상불원천 하불우인(上不怨天 下不尤人)’이라는 말이 있다. “위로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으며, 아래로는 사람에게 원한을 갖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군자는 뜻한 바대로 되지 않았을 때 그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지만, 소인은 남에게서 찾는다”고 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이 많이 안다고 생각하고, 현명한 사람은 자신이 아는 게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 시대가 상존한다. 지금 우리가 목격하는 세상이 바로 그렇다고 말한다. 가히 안하무인(眼下無人) 총체적 재난 시대가 이어진다. 알량한 정치세력이 판치는 세상, 급진적 정치세력은 국제적 협력 방안이나 전쟁 억제책을 찾아내지 못하고, 철학자는 인류에게 삶의 지침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세상은 사악하거나 어리석은 자들에 의해 통치되고 있으며, 지식인은 아무 대안도 내놓지 못한다는 혹평에 시달린다.

 

연말연시면 따뜻한 후원의 손길이 넘쳐나던 일도, 여기저기 미담이 쏟아지던 것도 이젠 옛 얘기처럼 멀어져가는 느낌이다. 고금리·고물가·고유가를 의미하는 3고(高)와 함께 몇 해째 계속되고 있는 경기부진이 일상을 위협하면서 이웃을 돌아볼 여유마저 앗아가는 것일까?

 

그나마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으로 우리 사회에 적잖은 기여를 해온 기업들마저 원자재 값 상승에 따른 물가인상과 기준금리 상승으로 대출이자마저 껑충 뛰어오르고, 환율이 올라 수입비용도 더 들어가니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당장 일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도 사정은 매한가지다. 오르기만 하고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 물가, 생필품 값은 나날이 껑충 뛰어올라 힘든 연말을 맞고 있다.

정치권은 내로남불만 연출할 뿐 상생협력은 나몰라한다. 저주와 갈등, 이전투구, 마찰과 분쟁만 끝없이 이어진다. 국민은 안중에 없고, 정쟁 일변도만 성행한다. 그 싸움의 피해자는 언제나 착한 국민들이다. 그래서 “까마귀 싸우는 골에 백로야 가지 말라” 했던가.

 

까마귀가 유독 많이 모여들어 마치 산의 모양을 갖췄다는 전설의 고장, 마스코트도 까마귀로 바꾸고 까마귀 마케팅을 실시하는 곳, 경기도 중심도시로 발전하는 오산시, 그 정중앙으로 경부고속도로가 지나가고, 신도시 개발로 활력이 넘친다. 2023년 10월 현재 22만 9730명의 생활 터전, 아마도 25만 명은 될 것으로 여긴다. 성장 속도가 빠른 곳, 여기에 둥지를 튼 오산일보가 지역경제 생활정보의 주춧돌을 놓고 다져간다.

 

북극 동부 시베리아 북쪽에 있는 외해에서 이례적으로 큰 폴리냐(Polynya)가 발생, 올겨울 한반도에 극한 한파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걱정스럽다. 찬바람에 낙엽이 뒹구는 세모의 길목, 함박눈 동장군 한파 속에서도 ‘하늘엔 영광, 땅에는 평화’ 천사의 복음과 함께 구세군 자선냄비 종소리가 정겹게 울려 퍼질 것이다. 결핍과 곤궁 속에서 의지할 곳 없이 쓸쓸하게 지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성탄의 기쁨이 함께했으면 좋겠다. 이웃을 향한, 나라를 위한, 모든 생명에 대한 온정, 가슴 속 따뜻한 사랑의 온도탑이 식지 않고 계속 치솟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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