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석영 회장 전)서울신문 사회부장,국장,본부장,논설위원, 명지대외래교수,행정학박사,한국문인협회 회원,현)대한언론인회 회장 한국문학신문 대표

더불어민주당의 ‘특검 만능론’이 위험수위에 다다랐다. 민주당 박찬대 신임 원내대표는 엊그제 “그동안 진행됐던 야권 인사를 대상으로 한 검찰 수사의 적법성을 따지겠다”며 “특별 검사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도입 범위는 1심에서 벌금 천만 원을 선고 받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의 딸 조민씨 입시비리까지 포함한다고 밝혔다. 거대 야당이 형사사법체계를 흔들어 삼권분립을 훼손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말문이 막힐 노릇이다.

민주당이 꼽고 있는 특검 대상은 채 상병 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외에도 이재명 대표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대북 송금 의혹 관련 검찰 수사, 자녀 입시비리 및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1,2심에서 징역 2년 형을 선고 받은 조국 대표가 해당된다. 또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 형을 받은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도 포함된다.

그런데 이 전 부지사의 선고일은 6월 7일이어서 유죄가 선고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기소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요즘 갑자기 힘자랑하는 민주당의 속내가 뻔히 내다보인다. 특검으로 검찰 수사 과정의 조작 여부를 걸고 넘어져 법원을 압박해 보겠다는 수법이다. 기가 찰 노릇이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대통령이 재의 요구 권, 즉 거부권을 행사한 노란 봉투법 등 8개 법안도 패키지로 재 발의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또 국회법제사법 위원장과 운영위원장도 모조리 민주당 몫으로 가져가서 국회 운영을 힘으로 밀어붙이겠다고 벼른다. 협치를 주문한 총선민심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무도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국회의장 직에 도전하는 민주당의 추미애 당선인 등 다선 의원들 역시 공개적으로 당파성을 갖는 국회의장이 되겠다고 다짐한다. 국회법 제 20조 2에 명시된 의장의 당적 보유 금지 조항에 담긴 중립적 국회의장의 책무를 무시하는 발언이다. 이는 국회의장이라는 제도를 왜곡하는 것이다. 민주당 사람들은 부끄러운 줄을 알아야 한다.

어디 그뿐인가. 국회 본청 앞에선 민주당 초선 당선인들이 지난 10일 ‘채 상병 특검 관철을 위한 비상행동 선포식’이란 걸 열고 천막 농성에 들어갔다. 임기 시작도 하기 전에 의회정치의 기본을 허무는 작태를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정무수석을 지낸 윤종군 당선인 등이 ‘초선의 결기를 보여주자’며 주도했다고 한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검 관철을 위한 집단행동이라는 것부터가 사리에 맞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이 기자 회견 때 이미 밝혔듯이 경찰과 공수처의 수사결과가 미진하거나 하면 대통령 자신이 먼저 특검을 요청하겠다고 한 사안이다. 이거야 말로 법리와 상식에 맞는 발언이 아닌가. 그런데 왜 못 믿는가 말이다.

설령 윤 대통령이 재의 요구를 한다면 재의결 절차를 밟으면 된다. 그게 정상이고 의회정치의 원칙이다. 국회의원의 본분이 무엇인가. 천막농성을 하는 사안이 발생한다면 그것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여 토론하고 조정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서 뿔난다고 임기 시작 전부터 천막이나 치고 농성을 하다니 싹이 노랗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도 이럴진대 오는 30일 4년 임기를 시작하는 제22대 국회에선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 같다. 위선과 막말, 그리고 궤변을 일삼는 저질 의원 수가 크게 늘어난데 다 이재명 대표의 친위 조직격인 더 민주 전국혁신회의 등 강경 세력이 거대 야당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입법 폭주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속출하고, 국정은 표류될 것이다. 국민 갈등을 조정하는 민의의 전당은 강경세력의 힘자랑으로 연일 난장판이 될 수밖에 없다. 그로 인한 피해는 오롯이 국민들이 떠안아야 될 것이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도를 넘는 힘자랑은 민심의 역풍을 맞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