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일보

문제점 많은 비례대표제 폐지하자

양성열 | 기사입력 2024/03/29 [11:28]

문제점 많은 비례대표제 폐지하자

양성열 | 입력 : 2024/03/2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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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석영 회장 전)서울신문 사회부장,국장,본부장,논설위원, 명지대외래교수,행정학박사,한국문인협회 회원,현)대한언론인회 회장 한국문학신문 대표   

비례대표제의 취지는 직능별대표와 소수그룹 보호에 있다. 다시 말해 지역구선거로 대변하기 어려운 직능이나 사회적 약자 및 정책 전문성을 대변하기 위한 제도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각 정당에서 발표한 비례대표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제도취지와는 거리가 멀다.

 

특히 민주당의 위성정당 격인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의 공천결과를 보면 비례대표가 종북. 반미세력과 범죄혐의자들의 국회진출구로 변질될 수 있다는 위험성을 보여준다. 먼저 민주당은 진보당, 새 진보연합, 시민단체와 함께 위성정당을 구성하면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국민후보 4명 중 전지예. 정이영(친북. 반미활동) 및 임태훈(병역 거부)이 논란이 되면서 3명을 교체했다. 전지예. 정이영을 대신해 이주희. 서미화가 새로 선정됐지만, 국가보안법폐지활동 이력이 있는 이주희는 그대로 공천됐다.

 

진보당이 내세운 비례후보 3명(장진숙. 전종덕. 손솔)도 모두 ‘이석기 내란 선동.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로 해산된 통진당의 후예라는 문제를 드러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국가보안법 위반 장진숙만 사퇴시켰다. ‘비례대표 재선특혜’라는 비판을 받은 새 진보연합 용혜인은 바꾸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처럼 종북 논란 때문에 여러 명의 위성정당 비례후보들을 교체하는 몸살을 앓았다.

 

더욱 참담한 것은 조국혁신당의 공천내용이다. 조국 대표를 비롯해 황운하 의원 등 범죄혐의자들이 비례대표로 나섰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자녀입시비리 등으로 1. 2심에서 2년 실형을 받았다. 주요 혐의에 대해 1.2심 재판부가 똑 같이 유죄판단을 내렸기 때문에 법률심인 대법원 재판에서 유죄가 뒤집힐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실형이 확정되면 당연히 비례 2번으로 의원이 된다 해도 확정 즉시 의원직은 상실한다. 상식적으로 정치를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대표는 자숙하기는커녕 국회의원이 돼서 불 체포특권을 누리겠다고 한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비례대표 8번인 황운하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하명수사 및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으로 지난해 11월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 선고를 받았다. 결국 이게 부담이 됐는지 총선불출마선언까지 했다. 그러나 지난 8일 더불어 민주당을 탈당하고 조국당에 합류해 재선을 노린다.

 

마치 2020년 총선 때 김의겸 전 청와대대변인이 민주당에 입당해 전북 군산 공천을 노리다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불출마를 선언했다가 나중에 열린 민주당으로 갈아타 비례대표로 금배지를 단 꼼수와 비슷하다.

 

비례 4번인 신장식 당 대변인은 음주운전 1회, 무면허운전 3회 등 전과4범이다. 신 대변인은 4년 전 총선에서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6번을 받았다가 전과논란이 증폭되면서 후보를 자진사퇴했었다. 정의당에선 음주. 무면허전과가 후보결격사유지만, 조국당에선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모양이다.

 

비례 10번 차규근 전 법무부출입국관리 본부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의 불법 출국금지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받았으나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기소된 것은 아니지만 비례 1번인 박은정 전 법무부 감찰담당관은 ‘윤석열 찍어내기 감찰’ 의혹으로 법무부에서 해임 처분을 받은 인사다.

 

이런 인사들이 직능별 대표나 소수그룹 보호라는 비례대표제의 취지와 도대체 어떤 관련이 있다는 것인가. 이대로라면 ‘비례대표제 폐지론’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 비례대표제 불신배경은 겉으로는 후보자격과 정체성에 대한 ‘부실 검증’ 이지만, 근본적으로는 민주적인 상향식 공천이 불가능한 ‘1인 중심의 사당화 구조를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떴다방’ 식으로 급조된 1인 사당화 구조에서 공천을 하다 보니 치열한 경쟁이나 정체성 검증도 없이 당원 투표나 대의원 투표를 거르고, 인기위주의 선거인단 투표로 대신하려다 보니 부실검증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변질된 비례대표제의 문제는 위성정당이 아니고는 결코 국회의원이 될 수 없는 부적절한 인사들에게 각종 특혜와 특권을 누릴 수 있도록 편법의 길을 열어준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근본적으로 위성정당을 만드는 준연동형 선거법을 폐지하고 병립형 비례제도로 돌아가거나 부적절한 공천을 한 정당과 인사들을 유권자들이 직접 투표로 심판할 수밖에 없다. 아니면 지역구선거를 늘리고 비례제 자체를 없애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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